결심, 그리고 변화들

2010 8월 59. [데일리 수련] 후기&소식12 코멘트

 

 

우선 이 글은 자발적이라는 것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절대’ 부원장님의 강요 때문도, 미모 때문도 아니에요. 절대..

몇 달 전, 저는 여느 때처럼 새벽 늦도록 여흥을 즐기고 다음날 잠에서 깨어났는데 뭔가 잘못된 기분을 느꼈습니다. 목소리도 잘 안 나오고 몸이 으슬으슬 했던 거죠. 아니 5월에 오한이..? 평소 같았으면 별 일 아니라고 넘겼겠지만 그날은 정말 예감이 안 좋았습니다. 아내도 센척하지 말고 얼른 병원에 가보라며 등을 떠밀더군요.

병원을 찾으니 아니나 다를까 극심한 편도선염에 바이러스성 구순포진.. 무조건 1주일은 집에서 푹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의사선생님은 딱하단 표정을 지으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눈빛도 탁하시군요.. 안과도 가보심이..”

안과에서는 결막염에 심한 안구건조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전날 어디에 부딪혔는지 무릎에 멍이 들어 다리까지 절뚝거리며 병원을 나서야 했습니다. 우울했습니다. 어쩌다 몸을 이 지경으로 방치해둔 건지.. 평소 체력은 자신 있다고 떠들고 다녔던 제 스스로가 한심했습니다. 단기간 병원치료는 밑 빠진 독 붓기일 뿐, 뭔가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운동이야!! 다시 검도를 시작해볼까.. 도장이 근처에 없거나 너무 멀잖아.. 그럼 다시 헬스를? 재미가 없어.. 그럼 밸리댄스를? 그 의상..자신 있어? 고민은 잠시, 바쁘고 마땅한 운동이 없다는 핑계로 곧 평소 생활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MBC스페셜-박찬호선수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연이었을까요? 평소 TV를 잘 안 보는 제가 마침 마주친 장면은 박선수가 명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잘 던질 때는 제게 환호를 보내던 수많은 사람들이, 막상 제가 슬럼프에 빠지자 등을 돌리더군요.. 만약 그때 명상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환호를 보내주는 사람도 없고 등을 돌리는 사람은 가끔 등돌리고 자는 아내 밖에 없지만 박선수의 말에 무척 놀라고 또 감동했습니다. 박찬호선수는 명상에 대한 확신을 진심어린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명상이 좋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저렇게 자살을 막는 정도일 줄은…?

이어지는 박선수의 기이한(?) 절 동작도 흥미로웠습니다….저것도 명상의 일부일까? 저는 당장 명상에 대한 정보를 검색 해보았습니다. ‘박.찬.호.명.상.요.가’ 자연스럽게 이곳, SA컬쳐요가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SA가 뭘까? Super ace? 어쨌든 전 이렇게 SA컬쳐요가를 알게 되었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지.. 어느새 2달이 지났습니다.

지난 2달간, 우선 전 제 스스로에게 놀랐습니다. 출장 빼곤 빠진 날이 단 세 번! (한 번은 아르헨 전 참패 후유증.. 두 번은 역시 여흥 때문에..) 원래 뭐 하나 시작하면 무식하게 올인하는 스타일이긴 한데 이런적은 없었습니다. 요가가 너무 재밌어서 그랬다기 보다는 몸에 생기는 미세하고 긍정적인 변화들을 즐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요.
이제 변화를 말해야 할 차례인데… 가장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너무 많기 때문이죠. ^^
사실 변화는 제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습니다. 수련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어느날, 오랜만에 어머니를 뵀는데 어머니의 첫말씀 ‘너 필링 했니?’ ‘에? 운동 새로 시작한 거 밖에 없는데’ ‘꼭 피부과 갔다 온 사람 같구나’
오.. 뿌듯해 뿌듯해.. 그 뒤로도 비슷한 반응이 속속 들려왔습니다. 얼굴이 맑아졌네. 눈빛이 좋아졌네. 어려졌네…. 정말 옛날엔 이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본 걸까 의심이 들 정도로 얼굴빛에 대한 찬사는 이어졌습니다. 매일 뿜어대는 땀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ㅎㅎ

식습관도 달라졌습니다. 그 전엔 점심을 먹었어도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허기가 져서 꼭 간식을 먹곤 했는데 요즘엔 달라졌습니다. 간식타임이 되어도 별로 헝그리하지 않아요. 사범님은 에너지가 모여서 배가 고프지 않은 거라고 말씀하시던데 저도 쌍봉낙타처럼 배에 영양소를 비축해두는 법을 배운 걸까요? 그리고 매운 거라면 자다가도 깨는 제가 요즘은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합니다. 지난 번엔 쭈꾸미 볶음에 소주 먹다가 속이 쓰려서 혼났습니다. 요건 사실 좀 아쉬운 대목이에요. 쩝..
하지만 제 스스로 가장 뿌듯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상체를 앞으로 숙여 발을 잡을 수 있다는 것!!
그래요, 압니다. 그게 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계시겠지요? 그런데 저한텐 무척 중요하답니다. 아주 어릴 때 빼곤 성공해 본 기억이 없어요. 꼭 손끝과 발끝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처음 바디체크업할 때가 생각납니다.
“또 어디 맘에 안 들고, 바꾸고 싶으신 부분 있으세요?”
“저…유연해지고 싶어요”
“네, 그럼 어디 체크 한번 해볼까요? 손을 앞으로 쭉 뻗어서 발끝을 잡아보세요.. 쭉 쭉..”
“……”
“아니 종아리 잡지 마시고요.. 더더더더..이게 단가요?”
“…….”
“네.. 괜찮아요.. 좋아지실 거예요. 희망을 가지세요”
“….”

안타깝습니다. 그때 체크업 해주셨던 황부원장님께 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말이죠.. 몸이 가벼워지니 마음도 편안한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황부원장님 저 이제 발가락도 잡아요~^^

에구구 이거 뭐 두 달 밖에 안 된 초보가 너무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제가 느꼈던 긍정적인 변화를 찬찬히 말씀드린다는 것이 그만..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요 요가에 대한 애정이 넘쳐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앞으로 또 특별한 변화가 생기면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드리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끙

그럼 그때까지 안녕히~ ^^


작성자 : 땀이야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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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댓글

  1. 붉은솔개

    안녕하세요^^이 2달동안 가끔씩 아침에 오면서 수련후에 땀을 많이 흘리시는걸 보고 한~참 놀라고있는 1人 ㅋ2달동안 땀을 그렇게 흘리시면서 많은 변화가 있으셨다니 축하드려용^^ 수련도 완~전 열심히하시고, 그에 비해 많~이 흘리시는 땀과 함께 많~은 변화가 있는분을 보니 온지 1년이 다되가는 제가 열심히안한다는 생각이 드네요…앞으로 특별한 변화를 기대하겠습니다^^

  2. 하늘사랑

    감성충만 필감성님의 글이 이제 올라와있군요. 감성님 몸과 마음의 비약적인 변화가 찻상에서만 듣기엔 안타까웠더랬지요. 하루도 빼지않고 너무도 꾸준히, 열심히 임하시는 감성님의 노력에 몸도 마음도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음에 깜짝깜짝 놀랍니다. 지금처럼 늘~ 환하게 웃으며 아침을 함께 열어요! 사랑합니다^^* 화이팅!!

  3. 두려움없는 영혼

    역시역시… 유머러스하지만 그속에서 깊은 진실이 묻어나오는 필!! 감성님의 나눔 정말 재밌게 삽시간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필감성님께서 자세교정과 피부 뿐만아니라… 건강도 많이 좋아지셨다니… 저또한 너무나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소소한 일상을 매일 수련 후 나눠 주실 때마다… 저희 센터가 더욱 환해지고 밝아지는 것 같습니다.. ^^ 그리고.. 먼 훗날.. 감성 사범님이라고 부를 날이 올것이라고… 굳게 희망합니다..
    사랑합니다♡ 필링감성님 ^ㅡㅡㅡㅡ^

  4. 대표

    필이 느껴지는 감성님의 글이군요…땀이야 물이야!!
    땀이 될수도 있었던 몸에*열정과*정성을*더하니 물이되어 마음이 풍요로워지~듯 흘러가는 글이 아름다운 꽃이 되어 눈 박고 글읽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_^*

  5. 흔들리지 않는 사랑

    수련시간이 달라서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가끔 주말 수련 때 뵈면 저게 인간의 몸에서 나오는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기인열전을 보는 것 같더랬지요 ^^ 정말 땀인지 물인지 모를만큼 열심히 육수(?)를 쏟아내시는 걸 보면서 기이함과 함께 감동마저 느꼈답니다. 전에 피부가 어떠셨는지 알 수 없기에 어떻게 변화되셨는지 느낄 수 없지만 적어도 윗 글대로라면 상당한 비약을 하신게 틀림없구만요.. ㅎㅎ 더불어 손끝과 발끝의 만남에 대해서도 찬양합니다~ 견우 직녀도 아닌데 왜 그리 만나기 힘들었을까요? 이제는 발끝 뿐 아니라 곧 손바닥으로 땅도 짚으실 겁니다. 몸의 변화뿐 아니라 마음의 변화도 함께 느끼실 거구요.. 그때까지 화이팅 하시구요.. 저도 ..사랑해도 될까요?? ^^

  6. 달처럼 빛처럼

    얼마나 변하면 이렇게 될 수 있을까요? 재미있게 쓴 글들을 읽으며 과연 마음의 변화를 겪으면 tlu를 받으면 그야말로 ^_-____________^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ㅋ ㅋ

  7. 놀랠껴

    첫 줄부터 웃음이 터지더니 마치 소설을 읽듯 다음을 궁금해하며 순식간에 끝까지 달리게 하시는군요!! 첨 뵈었을때부터 범상치 않으시더라니 센스쟁이에 재치까지 넘치는 필감성님!! 아침반을 환하게 밝혀주시며 함께 차나눔하는 모든 이들에게 즐겁고 긍정적인 나눔과 웃음이 끊이지 않게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답니다. 빠른 몸의 변화는 그만큼 마음이 이완되고 편안해지며 여유로움을 찾고 계시기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니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발전이 따를 것을 믿사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8. 물처럼 나무처럼

    아침반의 훈남! 필감성님! 그렇게 열심히 하시고, 땀을 그렇게 많이 흘리시고, 항상 웃으시는데 몸이 좋아지지 않을 수가 있나요~~~~ 얼마나 더 좋아지실지 정말 기대가 되네요. 항상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사랑으로 바라보시면서 아낌없이 응원해주시기 바래요. 사랑합니다!!!

  9. 사랑이

    마음에 팍팍 와닿는 변화의 나눔 감사합니다. 처음 뵈었을 때도 훈남이셨는데 요즘 더욱 훈남이 되어가시더군요. 세번 빠지셨던 아침반이 얼마나 허전했었는지 모르실겁니다.ㅋ 몸도 마음도 급성장하셔서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도 외모분이 아닌 마음까지 훈훈한 훈남되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10. 웃음양

    제가 요즘 여름 피서를 에어컨 빵빵한 학원으로 가서 못 뵌지 꽤 됫지만 아침수련이 끝날 때 마다 수련장에서 요가를 하신건지..수영을 하신건지..ㅎㅎ 그래도 그렇게 매번 흠뻑 땀을 흘리시고 하루를 시작하는 필감성님의 모습에 매번 놀랍니다! 저도 SA 컬쳐를 일년다니고 최근 한,두달간 좀 열심히 하게 된것인데..초반부터 이렇게 큰 변화들을 느끼시다니! 놀라울 따름이에요^^ 앞으로도 열심히 운동하시고 육체적인 변화를 넘어서서 영혼의 변화도..^^ 느끼실 날이 오길 바라면서..사랑합니다^^

  11. 거북도사

    아주 진솔하고 와닿는 나눔! 필감성님 땀흘리고 나오신 모습을 보면 저까지 개운해지는 것 같습니다. 작은 변화에도 즐거워지고 큰 변화에는 더더욱 감동할 줄 아시니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유연해지셨나봐요 ^^ 이제 손과 발이 만났으니 다음엔 어디를 상봉시켜주실런지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필감성님 발이 머리 뒤로 넘어가 땅에 닿는 그날을…. 호호 아침마다 센터를 환하게 해주시는 것 늘 감사해요. 사랑합니다~

  12. 땀이야물이야

    영화JSA의 송강호씨 대사가 떠오릅니다 “따뜻하구만”
    역시 SA여러분들의 온정이 느껴지는 댓글.. 감사합니다. 게다가 훈남!! 후후훗… 땀을 열심히 뿜어낸 보람이 있군요. 앞으로 나비자세로 공중부양하는 그날까지 정진하겠습니다~ 근데 이거 댓글 주인을 역추적하는 재미도 쏠쏠하군요. 대표님.. 흔들림없는 사랑님.. 영혼끼리의 사랑이니까 괜찮겠죠? 그럼..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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