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체조 천 배 = 의지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삭스.”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글이다.
오늘까지 천배를 9일째 하고 있다.
처음 절체조 천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건 지금과 다른 나를 만나고 싶어서였다.
천배를 하면 뭔가 내가 달라지지 않을까?
지금 보다는 좀더 나를 잘 알 수있지않을까?
끄달리는 감정을 비울수 있지 않을까? 등
처음 천배를 했을때 기대와 달리 확달라진 나는 없었다.
천배를 했다는 만족감과 조금더 깊어진 명상…
그런데 몸은 나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온몸이 쑤시고 위가 틀어져 쓰리고 아프고, 머리는 깨질 것 같고, 졸립고 무기력한 증상이 나타났다.
그 증상은 일주일째 지속되었다.
새벽에 눈을 떠서 이핑계 저핑계 대면서 가지말자던 마음의 소리를 억누르고 가는 절체조는 인내와 의지의 싸움인거 같다.
절체조 하는 중에 얼마나 많은 마음이 지나가는 가?
그러던 중 주말에 <오체투지>라는 책을 읽었다.
22년간 매일 천배씩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는 문구에 끌렸다.
책의 저자인 한경혜님은 돌이 갓지나 뇌성마비로 죽음을 선고 받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성철스님께 찾아가게 된다.
성철스님의 “네 몸을 건사하려거든 매일 천배씩 하라”는 말에 7세부터 천배씩 매일 죽음을 극복하고
만배 백일기도를 3번씩이나 했다. 저자에게 있어서 절은 생명과도 같고 마음의 힘이라과 했다.
뇌성마비로 비틀어지고 뒤틀렸던 사지가 절을 통해서 어느정도 자리를 찾고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되었다고 한다.
절을 통하여 극복한 것은 몸의 불편함 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눈을 뜨며, 자기자신을 아끼고 ,당당해지고,,,
책을 읽으면서 절체조 천배에 대한 부담감은 절체조에 대한 확신으로 바뀐 것 같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던 분도 22년간 매일 천배를 하는데 사지 멀쩡한 나는 못할까…
열심히 해야겠다고 나에게 의지를 부여했다.
힘든 7일이 지나고 절체조를 그만 두라는 몸도 더이상 화내도 소용없다고 포기했는지 힘든 증상들은 많이 사라졌다.
오히려 9일째 접어들면서 몸이 몹시 가볍고 개운한 느낌이다.
절체조 천배는 매일 매일 새로운 내 모습을 원하는 의지이다.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내 본연의 모습과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당당해지기 위한…
오늘밤은 절체조 천배에 대한 확신과 의지에 찬 글을 쓰고 있지만
내일 새벽은 핑계를 대며 포기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좀 더 많은 의지를 내야 겠다.
나를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
무슨일이 있더라도 절체조를 하러 간다는 의지^^
작성자 : 오체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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