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명상 할 때
원장님이 손을 작게 움직여보라고 하시면서
자율신경계가 움직이는 것과는 다른 어떤 에너지 덩어리가 내 팔을 두텁게 휘감아
내가 움직이는 것이 아닌 팔이 그냥 끌려간다는 느낌을 말씀해주신 적이 있다
내가 아닌 어떤 에너지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어떻게 알지?
그런 일이 과연 나에게 있을까?
어려웠다
배소현님이었나?
영혼을 만나고 싶은데 영혼을 만나면 만났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물었다
대표님이 만나면 안다- 만났다는 것은 만나면 그냥 알게 된다-고 하셨을 때
잉?
영혼들의 여행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걸 끝까지 읽어야 하나
영혼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는지 전-혀 관심이 가질 않아서
한 장 한 장 넘기는게 참으로 지루했다
오늘 파워포지션이 끝나고 일어나지 않고 바닥에 붙어 잠깐의 이완의 달콤함을 만끽하던 중
(요즘은 명상 떙땡이 치고 조는 것에 아주 재미가 들어서)
내가 잠꼬대를 했나 어떤 소리에 퍼뜩 인나서 바로 명상 자세로 들어갔다
단 몇 초나 흘렀을까?
어떤 따뜻하고 부드러운 에너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엇이 등 뒤에서 내 어깨와 팔과 온 몸을 감싸안은 느낌?
내 팔을 부드럽게 잡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절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은 다른-무게도 없고 형체도 없지만 내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냥 아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움직임 동작은 작고 고요했지만 그 여느 때보다 큰 울림
그리고 그 순간 그 느낌을 내 이 모자란 솜씨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떤 영혼이 가만히 나를 감싸안고
다 안다고 괜찮다고 있는그대로 넌 완전하다고 지금 이 고통은 배움을 위한 과정일뿐이라고
속삭여주는?
아니 이건 내가 지금 표현하기 위해서 갖다 붙힌 이야기에 불과하다
분명한 건 그 찰나의 순간에 그 어디보다 그 어느 것보다 안전하다는 것
내가 나로서 존중 받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알았다는 것
책에서 나왔던 그대로
(하지만 지금도 그게 영혼이었다고 안내자였다고 말하는데에는 작은 주저함이 있다)
눈물이 났다
아마 전쟁터에 나갔던 군인이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처음 아내 얼굴을 마주했을 때 흘리는 눈물과 같은 종류의 것일까?
어떤 존재와 함께라고 느꼈던 그 시간은 지나갔고
여전히 나는 외롭고 이 삶이 버겁고 영혼을 믿는데 주저하지만
(3개월 운동으로 수줍게 나왔던 복근은 2주간의 술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곳을 알았기 때문에 경험한 것일까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떤 힘이 나를 이 곳으로 이끈 것일까
작성자 : 김정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