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보기
뮬라 나스루딘이 몸이 아파서 의사를 찾아갔다. 의사가 그를 보고 물었다.
“술을 많이 드십니까?”
“아니오. 저는 밀밭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미 병원에 오기 전에 술을 마신 듯 입에는 역한 냄새가 났고 손도 부드부들 떨고 있었다. 의사는 내심 화가 났지만 꾹 참고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여자를 좋아하십니까?”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저는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의 셔츠에는 술집 여자의 것인 듯한 연지 자국이 묻어 있었다.
의사가 다시 물었다.
“그럼 담배를 피우시나요?”
“아뇨. 요즘에도 담배를 피우는 멍청이가 있답디까?”
하지만 그의 옷깃에는 담배 진이 묻어 있었고 손가락은 니코틴이 베어 노랗게 변색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뮬라 나스루딘이 계속 거짓말을 하자 의사는 마침내 언성을 높였다.
“아니, 여보세요. 병원에서 와서 의사를 놀리시는 겁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대체 뭘 하고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뮬라 나스루딘은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모르시겠소? 나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잖소?”
누군가 미쳤다는 생각이 들면 그대여, 잠시 기다려라. 오히려 그대가 미쳤을는지도 모르니까. 참으로 온전한 노자 같은 이는 아무도 미친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각자가 다를 뿐이라고……..
무수한 사람들이 병원에서, 정신병원에서, 미친 사원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고통은 무익하다. 그들은 전혀 미치지 않았다. 서로 다를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의 눈으로 남을 판단하고 가두려 한다.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안 되는 것일까. 잘못된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말이다.
그들은 그대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 천진난만한 존재들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죄없는 그들을 비난하면서, 정작 진짜 미치광이들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스탈린이 사람들을 죽일 때 아무도 그를 미치광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히틀러가 유태인들을 학살할 때도 숱한 정치가나 권력자, 부자들은 그를 미치광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무런 까닭 없이 거리에서 웃는 사람을 미치광이라고 손가락질했다. 행복에는 까닭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미친 사람들.
다수의 관념으로 규정짓지 말라. 미치광이 백성을 다스리기 위해 어떤 왕은 스스로 미치광이가 되었다던가. 진리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무한이고 미궁이다. 그대는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자격이 전혀 없다. 그대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미쳐 있는지를 알 것이다. 그대 역시 마찬가지임을 알라.
모든 판단은 부도덕하다. 누군가를 변모시키려는 노력은 파괴적이고 폭력적이다. 노자는 무심으로 그대의 삶을 존중하였다. 순수한 시선으로 그대를 바라보았다. 그대 역시 그처럼 맑고 투명할 수 있다. 그런 깨달음의 날을 맞이하라.
작성자 : 퍼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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