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WS 은 언제인가요 ?
저번주에 저는 감기 걸려서 수련 한번도 못 가고
허리가 갑자기 아파서 침 맞고 부항 뜨고
나를 친딸처럼 대해 주시던 분이 이제 암치료를
그만두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제 마음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가기로 했었던 WS 못가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금요일 저녁쯤에는 몸이 조금 가뿐해 진것 같아 가기로 했었어요.
“자연과 대화하러 가는 겁니다” 를 말 그대로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이해했던 터라
그저 좋은 공기 마시면서 명상하며
그렇게 대화하는줄 알았습니다.
아, 그런데 웬 일 !
가평에 우리가 도착했을때는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저는 스위스에 있을때 눈을 일년 365일 보고 또 보고
느끼면서 10년 넘게 살았던 터라 한국에 돌아와서도
눈만 보면 헉 합니다.
그래서 그 날도
눈을 보는 순간 헉 했습니다.
그리고 감기약을 먹으면 자꾸 졸려서 일부러 약도 먹지 않고
버텼는데 괜히 기분에 코도 더 막혀오는것 같고
목도 아픈것 같고 날씨가 예상외로 느무느무 추워서
“내복 입고 올걸” “또 감기 걸리면 어째?”
“허리도 지끈지끈 아픈데” 등등
계속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해 짜증이 슬슬 나기 시작했습니다.
감기약 먹고 전기장판위에서 이불덮고 자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못해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만약 제 차를 가지고 갔었다면 정말 도망갔었을 겁니다)
하지만 타고 갈 차도 없었고 아프니 난 좀 빠지겠다는 말 따위는
어차피 통하지 않을걸 알았기에 그냥 정말 말 그대로 그냥
하라는 대로 했습니다.
아 ! 다음날 그 물 ! 그때 저는 소리를 악악 거리면서 지르지 않은걸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때 제가 제 승질을 다스리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면
TLU 를 다시 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겼겠지요..
그런데 어떤 시점에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갑자기 라기 보다는 조금 느리고
천천히 라기 보다는 조금 빨랐던
그런 속도로 제가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했어요.
그 “치유” 는 정말 말로는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누군가가 나를 살짝 만진것 같은,
아니면 내가 한발자국만 살짝 옮긴것 같은,
아니면 둘 다 였는지도 몰라요.
누군가가 나를 살짝 밀어서 내가 옆으로 자리를 옮긴.
하여튼, 그런 거였어요.
그래서 내가 왜 짜증이 났었지 ? 했었다는..
그러면서 속으로 또 혼자 실실 웃었다는..
짜증의 시간보다 치유의 시간이 훨씬 더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제게는 그 “치유” 가 더할수 없이 고맙고
고마워 지기 시작하니까
에너지가 스물스물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고
제가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해 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저녁에는 목이 살살 아파왔는데
뭐랄까..음..기분에 이건 아픈게 아니고
질병의 기운이 이제 나갈려나 보다 하는..
그래서 약 먹는것을 잊어버린거지요.
그리고 오늘 아침 5시반에 일어났을때는
마치 보약을 벌컥벌컥 마신것처럼
기분이 좋고 몸이 가뿐했어요.
하루종일 그 기운을 이어갔구요.
수련하러 가서는 원장님과 얘기를 많이 했고
또 한번 더 정리된 저를 만나네요.
제가 너무 길게 썼나요 ?
하지만 어쩔수 없네요. 그냥 읽으셔요.
마지막으로 천안함 어딘가에 있을
생존자분들 빨리 구조되길 바라고
고 최진영님의 명복을 빕니다.
작성자 : 나 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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