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긋방긋 웃음이 끊이질 않네요

2010 Jul 271. ROUM in Jeju/Korea-South Sea/Ga-pyeong/Yang-pyeong0 comments

 

 

오랜만에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엄마한테 절화를 걸었죠. “몸이 너무 피곤해서 짜증나.”라는 말 대신 “나 오늘 하루종일 열심히 수련했는데 걸어서 간다. 기특하지?”라고 말했습니다. 아, 솔직히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요. 어쩌면 좋아요. 나 힘들게 운동했던 게 다 날라가는 건 아니겠지?”라는 말을 하긴 했습니다만, 어쩌겠나요? 어제 정말 심하게 먹은 건 사실이니까요. 아직도 배가 고프지 않은 걸 보면 말이죠. 으허허. 아무튼, 이상하게도 엄마와의 대화가 더 뜻 깊게 느껴졌습니다. 통풍이 되지 않는 원룸에 들어가면 없는 짜증도 마구마구 솟아나기 마련이라, 그 순간만큼은 통화를 하고 있는 엄마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더라고요. 계속 전화기를 대고 있는 귀에선 땀이 뻘뻘 나고 있었지만, 엄마 목소리를 계속 듣고 싶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온 아빠의 전화를 받았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죠. 늦잠을 자서 출근시간이 한 시간이나 늦어졌지만, 이상하게 학원에 가는동안 미소가 얼굴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이틀이라는 시간동안 사람이, 아니, 내가 얼마나 바뀔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행복한 사람은 작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TLU를 받지 않으려 한 가장 큰 이유였어요. 사질, 제가 원하는 글을 쓸 수만 있다면, 내 행복 따위는 상관 없다고 여겼습니다. 그것이 저의 글을 향한 사랑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마음 속의 증오, 아픔, 슬픔 모두를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들만이 제게 글을 쓸 수 있는 힘과 영감이 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나는 정말 글을 사랑하는걸까?”라는 질문이 자꾸만 떠오르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믿고 있었던, 평생 변하지 않을거라 장담했던 사랑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쉽게 의심을 가질 수 있는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두 눈 꼭 감고 결심을 했죠. 그래, 까짓거 한번 해보자!

제가 정말 변한걸까요? 오늘 수련을 마치고 절체조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주말에 제가 전화를 받지 않아 걱정하셨다는 외할아버지의 말씀에 짜증이 났던 것. 학생이 너무 밉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과 마주하기도 싫었던 것. 다시 한번 싱가폴 대학에 입학 원서를 넣으라고 요구하는 아빠가 미웠던 것. 오늘 하루 느꼈던 이 여러가지들이 제가 염려했던 나 자신에 대한 의심을 다시 한번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한 배, 한 배, 절체조를 할 때마다 너무나 힘이 들었고 “난 정말 어쩔 수 없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파워포지션까지 다 끝나고 나니,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어느새 절체조를 하면서 느꼈던 그 모든 부정적인 것들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오니 항상 웃고 계시는 대표님과 부원장님이 보였습니다. 부원장님께서 물으시더군요. “하림님,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있으셨기에 수련시간 내내 웃고 계셨나요?”

노력하는만큼 변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머리로 배운 것은 쉽게 잊힐지라도, 가슴으로 배운 것은 평생 간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TLU를 하는동안 느꼈던 행복을 늘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그러면 얼굴에서 미소가 떠날 일이 없겠죠

함께 해주신 저희 하얀 도화지 멤버분들! 붉은 솔개 왕자님, 아름다운 나님,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사랑님! 너무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언제 또 한번 다 같이 춤 좀 춰요! 오늘 수련시간에 음악이 나오자 마자 요한님과 함께 몸을 흔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하하.

다시 먼 곳으로 돌아가더라도 저 잊지 말아주세요~

모두들 사랑합니다!!!


작성자 : 난이미행복한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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